변하지 않는 사람

Jul 22, 2018

변하지 않는 사람

죽음은 삶의 종점이지만, 때로는 죽음이 삶을 새로 시작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암으로 죽는 사람도 많지만 암이 치료되어 생명을 건지고 잘 회복되어 건강하게 살고 있는 암 생존자도 수없이 많다. 암 판정을 받고 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생활 습관이 180도 달라진다. 좋아하던 술 담배를 단번에 끊고, 유기농 음식을 찾으며, 식사 습관이 바뀐다. 잡곡으로 만든 주먹밥을 들고 다니기도 하고 체중도 착착 줄인다. 평소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변화이다. 이처럼 죽음의 공포는 삶을 아주 건강한 방향으로 바꿔놓기도 한다.

2009년 1월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했던 비행기가 새 두 마리 때문에 허드슨 강으로 추락했다. 탑승객들은 눈앞에 닥쳐오는 강물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며 죽음의 공포에 떨었다. 다행히 탑승객은 모두 무사히 구조되었는데, 앞자리에 타고 있던 릭 엘리아스라는 사업가는 이후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죽음의 가능성 앞에서 그는 몇 가지 일이 너무나 후회스러웠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온 이민자였다. 성공하기 위해 가정은 뒤로 미루고 앞만 보고 살았다. 포도주 수집이 취미였는데, 주말에 친구가 놀러 왔을 때 공들인 컬렉션이 흐트러질까 봐 좋은 와인을 따지 못하고 창고에 모셔두기만 했다. 그 모든 순간이 후회스러웠다. 그는 결심했다. 살아나기만 한다면 더 이상 옳고 그름을 따지느라 행복을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그리고 다시는 하고 싶은 일을 미루지 않겠다고. 죽음의 공포가 가져온 변화였다.

병원에 가면 갑자기 눈물이 복받치는 순간이 있다. 중환자실 앞에 모여든 환자들 가족 수십 명을 보면, 사고가 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만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낀다. 머리를 빡빡 깎고 투병하는 어린 암 환자들이 병상에서 수학 숙제를 하고 학교 친구에게 편지 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죽음 앞에 섰을 때 비로서 오늘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은 것이다. 생명이 있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미처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건강한 사람들이다. 오히려 병든 사람은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   감사를 모르고 살던 어느 의사가 그 모습을 보고 돌아와 펑펑 울었다. 생명에 대한 감사를 모르고 살았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그래 내일 어찌 될지 몰라도, 오늘을 소중하게 살아야겠구나. 감사하며 살아야겠구나. 삶을 소중하게 감사하게 여겨야겠구나.  사람들은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처럼 산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 건강을 해치면 '아, 나도 담배를 끊어야지' '운동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그건 잠시뿐 곧 잊어버린다. 죽음의 위기가 닥쳐서야 비로소 소중한 것을 챙기지 못했던 과거를 후회한다. 왜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미루고 살아가는가. 진짜 살고 싶은 삶을 계속 미룬다면, 살아남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렇게 사는 삶은 과연 내 삶인가 아니면 남의 삶인가.

지금 바로 필기구를 들고 종이에 적어보자.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고 가정하고, 오늘 해야하는 소중한 일들이 무엇일까? 가지런하게 적을 필요도 없고 예쁘게 적을 필요도 없다. 그림으로 그려도 된다. 그리고 그 목록을 살펴보자. 어쩌면 평소 소홀히 했던 일들일 것이다. 생명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들은 거창한 일만 있는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소한 일이 더 많다. 그 사소한 것들이 기적이라는 사실이다. 숨쉬는 것 자체가 얼마나 기적인지 아는가? 숨이 막혀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입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알마나 기적인지 아는가? 입으로 먹을 수 없었던 사람이 아니면 모른다.  

그 누구라도 죽음의 공포가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가장 소중한것을 알게 한다. 생명의 주인이 누군지를 알게 한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도 죽음 앞에 서면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홍해 앞에 서게 하신 이유가 그것 때문이다. 구원이 무엇이며 누구로부터 비롯되는가를 알게 하셨다. 사람들은 모든 것이 자신의 실력으로 이루어졌다고 착각하고 잘 될수록 하나님을 무시하고 멸시한다. 하나님의 진노를 자초하는 어리석은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음 앞에 섰을 때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깨닫게 된다. 늦었지만 그 모든것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펑펑 울게 된다.

하나님에 대한 자세가 달라지고 삶의 목적이 달라지고 삶의 방향이 달라지고 사람에 대한 자세가 달라진다. 그토록 자신이 잘난척 하면서도 불행한 삶을 살았는데 하나님에 대하여 이웃에 대하여 태도가 달라지면서 비로서 행복을 알게 된다. 잘난척 할수록 불행했던 삶이 자신을 낮출수록 행복 해지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이 갖다주는 축복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날마다 살아야 하는것이 아니라 날마다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날마다 죽는 사람이 복받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