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영원을 만든다

Sep 24, 2017

순간이 영원을 만든다

역사는 대부분 차분히 발전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의 폭풍 같은 돌파구를 통해 도약한다. 1980년대 미국의 대형마트 전자제품 코너에 가면 소니sony나 히타치hitachi 같은 일본 제품들은 노른자 자리를 차지하고, 삼성이나 금성, 대우 같은 한국 제품들은 구석에서 먼지가 쌓인 채 외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0년 사이에 완전히 판도가 바뀌었다.지금은 그 노른자 자리를 한국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태산같았던 일본 제품을 추월한 꿈같은 현실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한국인의 독한 근성과 집중력이 주효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엄청난 역전을 만들 수는 없다.아무리 열심히 노를 저어도 바람이 불어줘야 배가 가는 법이다.그 바람은 바로 전 세계를 강타했던 21세기 디지털 혁명이었다. 기존의 아날로그 기술 시대가 계속되었다면 소니같은 일본 대기업의 아성을 허물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나오면서 아날로그에서 뒤졌던 한국 기업들이 디지털 연구개발에 올인하여 순식간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순간이 영원을 만든다. 쌓아올린 인프라가 컸던 소니는 순식간에 디지털로 방향전환을 하기가 힘들었다. 과거의 지나친 성공과 전통이 미래로 가는 발목을 잡은 것이다. 전통적인 대조직은 작고 민첩한 소조직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쉽다는 것을 소 니가 보여줬다. 잘 짜여진 튼튼한 시스템보다 변화에 잘 대처하는 유연하고 민첩한 적응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에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작은 조직이 더 희망이 있다. 어제의 성공이 오늘의 성공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 구글, 야후, 페이스북 같은 몇 명의 젊은이가 시작한 작은 회사가 이토록 빨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기존의 경영 상식으론 어림도 없는 얘기다.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한순간의 폭풍같은 사건이다. 20세기 초 미국의 지독한 불경기를 끝낸 것은 제 2차 세계대전이었다.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의 힘도 컸지만 그 엄청난 전쟁 경기가 아니었으면 미국 경제가 그토록 단시일내에 회복되긴 힘들었을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2차 대전후 폐허가 된 일본이 기사회생 한 것도 한국전쟁 발발 때문이었다. 한국 역시 베트남 전쟁의 덕을 단단히 봤다. 전혀 예상 못했던 사건이 하루 아침에 불행을 가져 오기도 하고 행운을 가져 오기도 한다. 90년대 한국 기업이 꼭 필요한 개혁이 있었는데 IMF가 터지는 바람에 가능했다고 한다. '바다의 죽음'이라고 일컬어지는 적조현상을 해결하는 길은 오직 하나, 태풍이 와서 바다를 완전히 뒤집어놓는 것뿐이다. 모든 것이 안정된 상황에서는 치명적 실패도 없지만 비약적인 성공도 없다. 성공을 위해 적당한 태풍과 격동의 바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태풍이 몰려올 때 보통 사람들은 무기력하게 쓸려 내려가지만 준비된 자는 오히려 그 태풍으로 인해 높이 도약하게 된다. 하나님이 주시는 어떤 시대의 바람, 역사의 터닝포인트가 한 나라나 개인에게 반드시 온다. 그 바람을 붙잡아야 다른 차원으로 도약할 수 있다. 19세기 미국의 해군 제독 페리는 칼로 싸우는 일본을 간단히 압도해 버린다. 산업혁명이라는 바람을타고 서구문명이 비약적 으로 달라졌기 떄문이었다. 이후 일본은 서구문명을 무섭게 받아들여서 현대식으로 재무장하여 2차 대전 때 세계 최강국 미국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이번에도 무참히 깨졌다.재래식 무기를 무력화 시키는 핵폭탄 두 방으로 게임이 끝나 버린 것이다. 확실한 승리는 다른 차원으로 점프할 때만 가능하다. 개인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걸어가다가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 자동차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가다 비행기를 탄다.

같은 차원에서 계속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이 되면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다시 어느 시점에서는 3차원을 교두보로 해서 4차원으로 뛰어 올라야 한다. 진짜 발전은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뛰는 게 아니고, 남들이 뛸 때 나는 나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일단 차나 버스를 타야 하듯 최고 목표로 가기 위해서는 때에 맞는 차원 변화를 거쳐야 한다. 그 도약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는것, 그것이 승부를 가른다. 성경에 "때가 차매", "주님의 날에"라는 타이밍을 나타내는 말이 많이 나온다. 아무리 발버등 쳐도 겨울 들판에 파종할 수 없고 봄에 추수할 수 없다. 하나님의 때가 차기 전에는 그 어떤 일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가 와도 소용이 없는 사람이 있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다."때를 잘 만나는 것"과 "그 순간을 잡을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것"이 맞아야 한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현재 일에 성실히 임하면서도 눈과 마음은 늘 새로운 하늘을 향해 열어두어야 한다. 눈 앞에 있는 나무 중에 어떤 나무를 벨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 산의 벌목이 끝난 다음 어느 산을 목표로 할 것인가를 동시에 염두에 두고 연구해야한다. 냉정하게 미래를 보며 차분히 준비를 해두고 있다가 역사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과감하게 점프해야 한다. 그 순간의 선택이, 찰나의 타이밍이 천지개벽의 차이를 만든다. 치밀한 전략과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가, 스치는 순간을 남보다 빨리 더 간절하게 붙잡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람들이다. 마키아벨리는<전략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준비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기회가 왔을 때 준비를 시작하면 이미 늦는다.' 한평생의 삶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기회가 있다. 구원의 기회다. 인간의 수명은 영원과 비교하면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찰나의 순간이 영원을 결정 하는 것이다.